시료 하나에 수백 종이 들어 있을 때
S23까지 우리는 순수 배양된 단일 균주를 다뤘습니다. 그런데 현실의 많은 시료는 그렇지 않습니다. 장내 대변 한 스푼에는 수백~수천 종의 세균이 있고, 토양·바닷물·하수에는 배양조차 안 되는 미생물이 대부분입니다. 배양이 안 되니 조립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질문 자체를 바꿉니다. "이 게놈을 완성하자"가 아니라 **"이 안에 누가, 얼마나 있는가"**입니다.
이것이 메타게노믹스의 출발점입니다. 이 편에서는 두 가지 대표 접근 — 리드를 한 개씩 분류하는 Kraken2와, 종 특이 마커로 조성을 재는 MetaPhlAn — 을 구분하고, 각자 언제 쓰는지 손에 넣습니다.
Kraken2 — 모든 리드에 이름표를 붙인다
Kraken2의 발상은 단순하고 빠릅니다. 리드를 k-mer로 잘라, 각 k-mer가 참조 DB에서 어느 분류군(taxon)에 속하는지 조회합니다. 문제는 하나의 k-mer가 여러 종에서 공통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대장균과 이질균이 공유하는 보존 서열이 그렇습니다.
여기서 최소공통조상(LCA) 이 등장합니다. 어떤 k-mer가 종 A와 종 B 모두에 나타나면, 그 k-mer는 A도 B도 아닌 A와 B의 공통 조상(속 또는 과) 에 배정됩니다. 리드 하나가 가진 여러 k-mer의 taxon들을 분류 트리 위에서 종합해, 그 리드가 확신을 가지고 내려갈 수 있는 가장 낮은 노드를 최종 라벨로 정합니다.
- 종 수준까지 특이적인 k-mer가 많으면 → 리드가 종(species) 으로 분류
- 공통 서열만 있으면 → 속·과 등 상위에 머물러 오분류를 피함
Kraken2는 이 조회를 minimizer + 압축 해시로 구현해, 초당 수백만 리드를 처리합니다. M15에서 배운 FM-index·해시 인덱싱, M16의 minimizer가 여기서 그대로 쓰입니다.
분류만으로는 부족하다 — Bracken
Kraken2는 "리드 개수"를 세지만, 이것이 곧 종의 상대 존재비는 아닙니다. 게놈이 큰 종은 리드가 많이 나오고, 상위 노드에 머문 리드는 종 수준 카운트에서 빠집니다. Bracken은 Kraken2 결과에 베이즈 재추정을 적용해, 상위에 걸린 리드를 종 수준으로 재분배하고 게놈 크기를 보정한 상대 abundance를 산출합니다. 실무에서 Kraken2와 Bracken은 거의 항상 짝으로 씁니다.
MetaPhlAn — 종 특이 마커만 본다
MetaPhlAn은 다른 철학을 취합니다. 모든 리드를 분류하는 대신, 수백만 개의 clade 특이 마커 유전자(그 분류군에만 있고 다른 데는 없는 서열) DB에만 리드를 정렬합니다. 마커에 붙은 리드 비율로 각 종의 상대 존재비를 직접 추정합니다.
두 접근의 성격 차이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항목 | Kraken2(+Bracken) | MetaPhlAn |
|---|---|---|
| 대상 | 모든 리드 분류 | 마커 유전자만 정렬 |
| 출력 | 리드 카운트 → 재추정 abundance | 상대 abundance(%) 직접 |
| 강점 | 빠름, 신종/미지 리드 탐지, 바이러스 포함 | 오탐 적음, 종·균주 수준 정밀 |
| DB 크기 | 큼(수십 GB) | 상대적으로 작음 |
| 약점 | DB 오염 시 위양성 | 마커 없는 신종 못 봄 |
경험칙: 탐색적으로 "뭐가 있나 폭넓게 보고 싶다" → Kraken2, "알려진 종의 조성을 정밀하게 정량하고 싶다" → MetaPhlAn. 둘을 함께 돌려 교차 검증하면 가장 견고합니다.
손으로 LCA 감 잡기
분류 트리가 (과)Enterobacteriaceae → (속)Escherichia, Shigella 라고 합시다. 어떤 리드의 k-mer 3개가 각각 {Escherichia}, {Escherichia, Shigella}, {Escherichia} 를 가리키면, 교집합을 신뢰할 수 있어 리드는 Escherichia(속) 으로 배정됩니다. 반면 k-mer들이 {Escherichia}, {Shigella} 로 갈리면, 확신 가능한 최저 공통 노드는 Enterobacteriaceae(과) 로 한 단계 올라갑니다. 확신이 없을 때 위로 올라가 오분류를 피하는 것이 LCA의 핵심입니다.
Galaxy에서 마이크로바이옴 조성 읽기
usegalaxy.eu에서 shotgun 메타게놈 리드로 실습합니다.
워크플로우
- Upload / FastQC / fastp — 리드 품질 확인·트리밍.
- (선택) 숙주 서열 제거 — 사람 시료면 인간 게놈에 매핑되는 리드 제거(오분류 방지).
- Kraken2 — 표준 DB 선택, paired-end 지정. 출력: 리드별 분류 + report.
- Bracken — Kraken2 report를 종 수준 abundance로 재추정.
- Krona — 결과를 인터랙티브 원형 계층 차트로 시각화.
CLI 참고
# Kraken2 분류kraken2 --db k2_standard \ --paired reads_R1.fastq.gz reads_R2.fastq.gz \ --report sample.kreport --output sample.kraken --threads 8
# Bracken으로 종 수준 abundance 재추정bracken -d k2_standard -i sample.kreport -o sample.bracken -r 150 -l S
# MetaPhlAn (마커 기반)metaphlan reads_R1.fastq.gz,reads_R2.fastq.gz \ --input_type fastq --bowtie2out bt2.bz2 -o profile.txt --nproc 8Krona 차트에서 안쪽 원은 상위 분류(문·강), 바깥으로 갈수록 종 수준입니다. 클릭으로 파고들며 "이 시료는 Firmicutes가 우세하고 Bacteroidetes 비율이 낮다" 같은 조성 서사를 즉시 읽을 수 있습니다.
CS 매핑
- 최소공통조상(LCA): 분류 트리 위의 LCA 질의는 DryBench의 트리 자료구조·LCA 알고리즘 그대로입니다. 오프라인 LCA(Tarjan)·이진 승격(binary lifting)이 그 배경입니다.
- 해시/트라이 조회: k-mer→taxon 매핑은 대규모 해시 조회이며, Kraken2의 압축 해시는 공간-시간 절충의 실전 사례입니다.
- minimizer 샘플링: 모든 k-mer 대신 대표 minimizer만 색인해 메모리를 줄이는 것은 M16과 직결됩니다.
- 베이즈 재추정(Bracken): 관측 카운트에서 잠재 abundance를 역추정하는 것은 EM/베이즈 추정의 응용입니다.
자주 만나는 결함
- 숙주 서열 미제거 — 사람 리드가 세균으로 오분류되어 조성을 오염시킵니다. host removal은 임상 시료에서 필수입니다.
- Kraken2 카운트를 그대로 abundance로 보고 — 게놈 크기·상위 배정 편향이 있습니다. Bracken 재추정을 거칩시다.
- 작은/오래된 DB 사용 — DB에 없는 종은 안 보이거나 상위로 뭉칩니다. 표준 최신 DB(가능하면 바이러스·고세균 포함)를 씁시다.
- 16S 앰플리콘과 shotgun 혼동 — 16S 데이터는 QIIME2(S25) 계열이 맞고, Kraken2/MetaPhlAn은 shotgun 전장 리드용입니다. 실험 유형을 먼저 확인합시다.
더 깊게 파고 싶다면
본문은 BPD가 직접 재구성한 서술입니다. 심화는 아래 정통 자료를 활용합시다.
- Galaxy Training Network — Metagenomics: Taxonomic profiling 튜토리얼 (training.galaxyproject.org, 문서 완비). Kraken2·Krona 실습의 정석입니다.
- 원 논문(Kraken2): Wood, Lu, Langmead (2019), Improved metagenomic analysis with Kraken 2, Genome Biology 20:257.
- 원 논문(Bracken): Lu et al. (2017), Bracken: estimating species abundance in metagenomics data, PeerJ Computer Science 3:e104.
- 원 논문(MetaPhlAn 4): Blanco-Míguez et al. (2023), Extending and improving metagenomic taxonomic profiling with uncharacterized species using MetaPhlAn 4, Nature Biotechnology 41:1633.
- 시각화: Ondov, Bergman, Phillippy (2011), Interactive metagenomic visualization in a Web browser, BMC Bioinformatics 12:385 (Krona).
Shotgun 조성을 읽었으니, 다음 편 S25에서 16S 앰플리콘 마이크로바이옴의 표준 파이프라인이자 분석 과정 전체를 재현 가능하게 기록하는 provenance로 유명한 QIIME2로 넘어가, S1 티어를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