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1~F1.3을 관통하는 마지막 질문 — 예측을 넘어 설계로
F02~F05는 "이미 존재하는 서열의 구조가 무엇일까"를 물었습니다. F06~F10은 이 예측을 더 빠르게(F06), 결합 정보까지(F07~F09), 시간에 따른 움직임까지(F10) 확장했습니다. F11~F14는 서열 자체의 확률·생성·변이 효과를 다뤘습니다. 이 편은 이 모든 흐름의 자연스러운 종착점입니다. 자연에 존재한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단백질을, 원하는 구조·기능을 갖도록 처음부터 설계할 수 있을까?
RFdiffusion(Baker Lab, 2023)과 ProteinMPNN을 잇는 파이프라인은 널리 쓰이는 강력한 접근 중 하나입니다. 목표에 따라 motif scaffolding, binder design, symmetry, sequence-only generation 등 workflow가 달라집니다.
원리 — 두 단계로 나눠 푸는 설계 문제
1단계: RFdiffusion으로 백본 생성
F08에서 다룬 RoseTTAFold2의 아키텍처를 확산모델 방식으로 재활용한 것이 RFdiffusion입니다. F03·F07·F08에서 이미 여러 차례 만난 확산모델의 논리를 그대로 씁니다 — 무작위 노이즈에서 출발해, 노이즈를 점차 제거하며 그럴듯한 단백질 백본(backbone) 좌표를 생성합니다.
여기서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조건화(conditioning)**입니다. 완전히 무작위로 아무 백본이나 만드는 게 아니라, "이런 대칭 구조를 가져라", "이 부분은 특정 결합 모티프를 포함해라", "전체 길이는 100~150 잔기여라" 같은 조건을 확산 과정에 주입해, 원하는 설계 목표에 맞는 백본을 생성하도록 유도합니다.
2단계: ProteinMPNN으로 서열 채우기
RFdiffusion이 만든 것은 어디까지나 좌표(백본의 3차원 형태)일 뿐, 그 형태를 실제로 만들어낼 아미노산 서열이 아닙니다. 여기서 F14의 ProteinMPNN이 다시 등장합니다 — "이 백본 구조를 고정으로 놓고, 이 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서열은 무엇인가"라는 inverse folding 문제를 풀어 서열을 채웁니다.
두 모델이 순서대로 이어져, "형태를 먼저 만들고 그 형태에 맞는 서열을 나중에 채운다"는 이단계 설계 전략을 완성합니다.
3단계: self-consistency로 스스로 검증하기
그런데 ProteinMPNN이 뽑은 서열이 정말로 RFdiffusion이 의도한 그 구조로 접힐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이 검증에 다시 F02~F06에서 다룬 구조 예측 모델(주로 AlphaFold2 또는 ESMFold)을 씁니다. 이 검증 절차를 self-consistency라 부릅니다.
두 구조 사이의 유사도를 F05에서 다룬 TM-score(또는 RMSD)로 측정합니다.
이 값이 높으면 목표 fold와의 일관성이 높다는 계산적 근거가 됩니다. 다만 RFdiffusion workflow는 설계 유형에 따라 self-consistency RMSD(scRMSD), pLDDT, PAE, interface 지표 등을 함께 사용합니다. TM-score 0.5 하나를 보편적 합격선으로 고정하지 말고 해당 protocol의 cutoff를 따라야 합니다.
손 계산 예제: 생성-검증 루프의 수율
RFdiffusion이 100개의 백본 후보를 생성하고, 각 백본마다 ProteinMPNN이 8개씩 서로 다른 서열을 제안한다고 합시다. 전체 후보 서열 수는
이 중 self-consistency 검증을 통과하는 비율이 경험적으로 10%라면, 다음 단계(실험 합성·검증)로 넘어갈 후보는
여전히 800개 전체를 실험실에서 다 합성·검증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수이지만, 이마저도 습식 실험 자원(단백질 발현·정제·기능 검증) 관점에서는 여전히 큰 규모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self-consistency 점수, ProteinMPNN의 서열 신뢰도 점수, 그리고 (F07에서 다룬 것과 유사한) 추가 특성 예측 점수를 조합해 이 80개를 다시 우선순위화하는 후속 필터링 단계를 흔히 거칩니다.
실습: RFdiffusion + ProteinMPNN 파이프라인 개념 실행
# 실제 RFdiffusion은 가중치·CUDA 환경 설치가 필요합니다.# 공식 Colab/README의 현재 설치 절차와 사용 가능한 GPU 메모리를 먼저 확인하세요.
git clone https://github.com/RosettaCommons/RFdiffusioncd RFdiffusion# 설치는 README의 conda 환경 파일과 가중치 다운로드 스크립트를 따릅니다.
# 1단계: 조건 없는 단순 백본 생성 (길이 80잔기, 예시)python scripts/run_inference.py \ 'contigmap.contigs=[80-80]' \ inference.output_prefix=outputs/design \ inference.num_designs=10
# 2단계: 생성된 백본마다 ProteinMPNN으로 서열 채우기git clone https://github.com/dauparas/ProteinMPNNpython ProteinMPNN/protein_mpnn_run.py \ --pdb_path outputs/design_0.pdb \ --num_seq_per_target 8 \ --out_folder outputs/sequences
# 3단계: self-consistency 검증 — F06의 ESMFold로 빠르게 재접힘 (개념 코드)# (생성된 각 서열을 F06 실습의 ESMFold 파이프라인에 넣고 TM-score로 목표 백본과 비교)전체 파이프라인을 Colab 무료 티어에서 실전 규모로 돌리기는 현실적으로 버겁습니다. 소규모(50~80잔기, 소수 디자인)로 흐름을 이해하는 용도로 먼저 시도해보고, 본격적인 설계 캠페인은 더 넉넉한 GPU 자원에서 진행하는 것이 실무적입니다.
CS 매핑
- 생성-검증 루프(Generate-and-Verify Loop): 후보를 대량 생성하고 별도의 검증 절차로 걸러내는 이 파이프라인은, 프로그램 합성(program synthesis)에서 후보 프로그램을 생성기로 만들고 테스트로 검증하는 generate-and-test 패러다임과 구조적으로 동일합니다.
- 파이프라인 합성(Pipeline Composition): 서로 다른 목적으로 학습된 세 모델(생성·역문제·판별)을 순차적으로 연결해 하나의 상위 문제를 푸는 것은, 여러 특화 모듈을 조합하는 소프트웨어 파이프라인 설계의 전형입니다.
- 조건부 확산 + 역문제의 결합: F03·F07·F08의 확산모델과 F14의 역문제(inverse folding)를 순서대로 이어 붙인 이 설계는, "생성"과 "역산"이라는 서로 다른 계산 패러다임이 실무에서는 상호 보완적으로 함께 쓰인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자주 만나는 결함
- self-consistency 통과를 기능 확보로 오해: self-consistency는 "설계한 서열이 목표한 형태로 접힐 가능성"만을 검증합니다. 그 구조가 원하는 기능(효소 활성, 결합력 등)을 실제로 갖는지는 완전히 별개의 검증(F07의 친화도 예측, 실험 어세이)이 필요합니다.
- 소수 성공 사례를 일반적 성공률로 확대 해석: de novo 설계의 실험 성공률은 표적·설계 난이도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손 계산의 10%는 예시를 위한 가정값이며, 실제 프로젝트의 통과율은 원 논문·프로젝트 보고서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 조건화 파라미터를 대충 설정:
contigmap등 조건화 설정을 부정확하게 지정하면 의도와 무관한 백본이 생성됩니다. RFdiffusion 문서의 contig 문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시작해야 합니다.
더 깊게 파고 싶다면
본문은 BPD 연구진이 직접 재구성한 서술입니다. 원 논문과 공식 자료로 심화해봅시다.
- RFdiffusion 원 논문: Watson et al. (2023), De novo design of protein structure and function with RFdiffusion, Nature 620.
- ProteinMPNN 원 논문: F14의 Dauparas et al. (2022) 참조.
- de novo 설계 self-consistency 검증 방법론 배경: Baker Lab 관련 리뷰 논문 및 RFdiffusion·ProteinMPNN 공식 저장소 README의 벤치마크 절차.
F1.1~F1.3 세 소주제(구조 예측 15편)를 마쳤습니다. 다음 5편(F16~F20)에서는 단백질을 떠나, DNA·RNA 자체를 다루는 파운데이션 모델(DNABERT, Nucleotide Transformer, Evo 시리즈)로 넘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