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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울처럼 뭉쳐 유전자 스위치 켠다 hnRNPK 응집체의 3차원 전사 조절 기전

Nature Genetics·2026년 8월 13일AI 큐레이션
물방울처럼 뭉쳐 유전자 스위치 켠다 hnRNPK 응집체의 3차원 전사 조절 기전
AI 요약 (Beta)Beta

배경

유전자 발현 조절의 오래된 미스터리 전통 생물학계는 유전자 전사를 조절하는 분자 기전으로 주로 DNA 특정 염기서열에 결합하는 전사 인자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인간 게놈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코딩 영역에서 전사되는 RNA들의 구체적 역할은 규명되지 않았다. 특히 인핸서와 프로모터가 먼 거리를 극복하고 3차원 고리 구조를 형성하는 원리 역시 미지의 영역이었다.

크로마틴 고리 구조 모델의 한계 기존 연구들은 세포 내 염색질 구조를 지탱하는 단백질 위주로 3차원 루핑 모델을 설명하려 시도했다. 하지만 세포 분화나 외부 자극에 대응하는 정밀한 유전자 활성화 양상을 이들 단백질의 작용만으로 규명하기에는 한계가 따른다. 최근 학계는 단백질과 RNA가 물방울처럼 뭉치는 액-액 상분리(liquid-liquid phase separation, LLPS) 현상에 주목하고 있다.

핵심 발견

단백질 물방울이 유전자 전사 허브를 구축하다 중국과학원 생물물리연구소 설원초 연구원과 남방의과대학 주평 교수 공동 연구팀은 RNA 결합 단백질인 이종 핵 리보핵산 단백질 K(heterogeneous nuclear ribonucleoprotein K, hnRNPK)가 3차원 게놈 전사 조절의 핵심 분자임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자체 개발한 RNA 인시튜 구조 시퀀싱(RNA in situ conformation sequencing, RIC-seq) 기법과 함께 염색질 고차구조 분석(HiChIP), 단백질-DNA 상호작용 분석(CUT&Tag) 기술을 활용했다. 그 결과 hnRNPK 단백질이 인핸서 영역의 인핸서 RNA(enhancer RNA, eRNA)와 프로모터 주변의 프로모터 상류 비코딩 RNA(promoter upstream transcript RNA, uaRNA)에 동시에 결합하는 구체적 양상이 관찰된다.

이 같은 다중 RNA 결합은 hnRNPK 단백질의 물리적 특성을 변화시켜 LLPS 현상을 유도한다. 단백질 분자들이 조밀하게 뭉쳐 내부에 미세한 빈 공간을 지닌 독특한 액상 생체 응집체를 형성하는 메커니즘이다. 형성된 응집체는 세포 안에서 초고효율의 전사 조절 허브로 기능하게 된다. 구체적으로는 RNA 중합효소 II(RNA Polymerase II, Pol II)의 핵심 구성 아단위인 RPB3와 직접 접촉하여 효소 전체를 응집체 내부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최종적으로 hnRNPK 응집체는 인핸서와 프로모터 사이를 연결해 고리 구조를 완성하고, 가둬 둔 Pol II를 프로모터로 동원하여 전사를 개시했다.

희귀 질환인 오-클라인 증후군과의 밀접한 연관성 연구팀은 선천성 희귀 유전 질환인 오-클라인 증후군(Au-Kline syndrome, AKS) 환자 사례로 이 메커니즘을 입증했다. HNRNPK 유전자 변이는 hnRNPK 단백질이 정상적으로 뭉치는 과정을 차단한다. 이 변이 단백질은 유동성을 잃고 끈적끈적한 젤이나 단단한 고체 형태로 엉겨 붙는 이상 상전이를 나타내는 특징이 있다. 이에 따라 응고된 단백질은 크로마틴 루프 형성을 방해하여 Pol II의 동원을 물리적으로 가로막는다. 그 결과 배아 발달 및 뼈와 심장 형성에 필수적인 유전자 전사가 완전히 정지되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로 연구팀이 제작한 AKS 생쥐 모델에서도 뼈 성장 지연과 안면 골격 형성 기형 등 환자와 동일한 표현형이 관찰됐다.

의미와 전망

RNA 중심의 유전체 3차원 구조 규명 이번 연구는 그동안 단순한 전사 부산물로 여겨지던 비코딩 RNA 분자가 세포 핵 내에서 크로마틴의 3차원 물리 공간을 재배치하는 능동적 주체임을 입증했다. 기존 단백질 유도체 중심의 게놈 조절 모델을 RNA와 물리적 상분리라는 확장된 개념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에 따라 향후 유전자 조절 연구는 1차원적인 서열 분석을 넘어 세포 내부의 물리화학적 위상 변화를 함께 밝혀내는 방향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향후 과제와 극복해야 할 장벽 다만 생체 내에서 이러한 액상 응집체의 발생과 분해를 원하는 시점에 초정밀로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hnRNPK의 비정상적 응집 상태만을 선택적으로 표적하여 유동성을 회복시키는 조절 물질을 발굴하려면 단백질 입체 구조를 추가로 규명하는 후속 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Nature Genetics, Published online: 12 August 2026; doi:10.1038/s41588-026-02710-yThis study shows that hnRNPK binds nascent RNAs transcribed from enhancers and promoters to promote enhancer–promoter looping and transcriptional activation, potentially via recruitment of Pol II through phase separation.

💬왜 중요하냐면:

이 연구는 그동안 치료제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다양한 희귀 질환과 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안한다. 전형적인 약물 스크리닝 방식은 질병을 일으키는 특정 단백질의 결합 부위를 직접 차단하는 구조를 취했으나, hnRNPK처럼 뚜렷한 고정 구조가 없는 단백질은 기존 약물로 표적하기가 매우 까다로운 편이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가 밝혀낸 상분리 기전을 응용하여 비정상적으로 굳어버린 AKS 환자의 hnRNPK 젤 구조를 부드러운 액상 상태로 되돌리는 조절 물질을 발굴하려는 시도가 이미 시작되었다. 나아가 특정 질병 유전자 활성화를 주도하는 eRNA나 uaRNA의 염기서열을 겨냥하여 크로마틴 고리 구조 형성을 방해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신약 설계 역시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특히 고형암에서 암 유발 인핸서와 암 유전자 프로모터 사이의 비정상적인 루핑을 끊어내는 유전자 스위치 조절 기술에 접목함으로써 맞춤형 정밀 의료 실현의 단초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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