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유방 조직 노리는 조류인플루엔자, mRNA 백신 접종으로 바이러스 증식 1000분의 1로 억제

배경
미국 낙농가를 중심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HPAI) H5N1 분기군 2.3.4.4b 바이러스는 기존 가금류 중심의 감염 양상과 판이한 경로를 밟고 있다. 바이러스가 호흡기계가 아닌 젖소의 유방 조직에 주로 증식하면서 심각한 유방염을 일으키고 원유 생산량을 급감시키는 피해를 낳았다. 농가 사이의 전파 역시 착유 과정과 우유 내 바이러스 배출로 일어나는 상황이다.
기존 조류인플루엔자 대응 체계는 주로 가금류 살처분이나 불활화 사백신에 의존해 왔다. 전통적인 불활화 백신은 생산에 수개월 이상 소요될 뿐 아니라 전신 호흡기 면역에 초점을 맞추어 설계된 탓에, 소의 유선 상피세포와 국소 분비계에서 바이러스를 차단하는 데 한계를 보였다. 축산 현장에서 급증하는 감염 사태를 신속하게 통제하고 우유를 매개로 한 종간 전파 위험을 낮추려면, 바이러스 변이에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국소 면역을 빠르게 유도할 새로운 백신 플랫폼이 요구되는 시점이었다.
핵심 발견
연구진은 미국 텍사스주 감염 젖소에서 분리된 대표적 유행주(A/dairy cattle/Texas/24-008749-002/2024)의 적혈구응집소(Hemagglutinin, HA) 단백질을 암호화한 메신저 리보핵산-지질나노입자(mRNA-LNP) 백신을 제작했다. 이어 착유 중인 젖소 8마리를 백신 투여군과 생리식염수를 투여한 대조군으로 각 4마리씩 배정해 면역원성과 방어 효능을 평가했다. 시험군은 근육 주사로 백신을 2회 투여받았으며, 일정 기간 뒤 유방 내로 바이러스를 주입받는 공격 접종(Challenge) 실험을 거쳤다.
백신을 접종받은 소의 혈청에서는 고역가의 HA 반응성 항체와 바이러스 중화항체가 유도됐다. 혈액뿐 아니라 분비된 우유에서도 HA 특이 항체가 생성된 사실이 확인됐다. 공격 접종 후 경과를 분석한 결과, 백신군은 대조군과 비교해 우유 내 바이러스 리보핵산(RNA) 최대 배출량이 약 1,00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바이러스 증식이 억제되면서 백신을 맞은 개체들은 임상적 유방염 발생 빈도가 현저히 낮았고, 유방 조직의 섬유화 손상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체액성 면역 반응이 유방 국소 부위까지 전달되어 감염 피해를 막아낸 셈이다.
의미와 전망
이번 시험은 소를 비롯한 대동물 감염병에서도 mRNA-LNP 플랫폼이 유효한 방어 면역을 신속히 확립할 수 있음을 입증한 첫 사례다. 병원체 유전자 서열 확보 후 수 주 만에 표적 항원을 탑재한 백신을 설계·생산할 수 있는 mRNA의 속도 경쟁력이 가축 전염병 방역에도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을 열었다. 원유 내 바이러스 배출량을 3 log 단위 이상 억제했다는 결과는 축사 내 개체 간 전파를 차단할 뿐 아니라 축산 작업자와 가공 환경의 바이러스 노출 위험을 줄이는 데 직결된다.
현실적인 과제도 남아 있다. 영하 수십 도에 이르는 극저온 냉동 보관 체계(콜드체인)와 대규모 농가 접종에 따르는 단가 문제는 축산 현장 보급의 걸림돌로 꼽힌다. 8마리 소를 대상으로 진행한 소규모 개념 증명 연구인 만큼, 다양한 사육 환경과 대규모 군집에서의 지속 면역 기간, 집단 면역 형성 효율을 규명하는 후속 검증이 뒤따라야 한다.
Highly pathogenic avian influenza (HPAI) clade 2.3.4.4b H5N1 virus has recently emerged in dairy cattle in the USA, leading to mastitis and sharp reductions in milk production. The main site of H5N1 viral replication is the mammary tissue rather than the respiratory tract and viral transmission between animals is thought to occur through viral shedding in milk. Here, we generate an mRNA-lipid nanoparticle (mRNA-LNP) vaccine encoding the hemagglutinin (HA) of A/dairy cattle/Texas/24-008749-002/2024, representative of circulating bovine H5N1 viruses, and assess its immunogenicity and efficacy in lactating dairy cows. Eight cows were divided into vaccinated and control groups, receiving two intramuscular doses of the vaccine or saline, followed by intramammary viral challenge. Vaccination elicited HA-reactive and neutralizing antibodies in serum and HA-reactive antibodies in milk. Following viral challenge, vaccinated cows had ~1,000-fold lower peak viral RNA in milk and a lower occurrence of mastitis and mammary fibrosis.
낙농업계는 원유 생산량 급감과 착유 장비를 매개로 한 집단 감염으로 막대한 경제적 타격을 겪고 있다. 이번 백신 기술은 바이러스 유입 시 농장 단위의 링 백시네이션(포위 접종) 형태로 즉각 투입할 수 있어, 감염 확산 초기에 유방염 발병과 원유 폐기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패가 된다.
나아가 살균되지 않은 생유(Raw Milk)를 매개로 한 바이러스 변이나 사람으로의 종간 전이 가능성을 근원지에서 낮추는 효과를 낸다. 인체용 백신 개발에 머무르던 mRNA 플랫폼이 농축산 방역 인프라로 확장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에 선제적으로 대처하는 원헬스(One Health) 감시·대응 체계의 실질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