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서유라시아인 15,836명의 DNA에서 찾은 수백 곳의 방향성 선택 흔적
배경: 이주와 자연선택의 흔적 구분하기
서유라시아 고대인 15,836명의 DNA를 분석한 연구에서 최근 1만 년 동안 수백 곳의 유전체 좌위에 방향성 선택이 작용했다는 근거가 나왔다. Nature에 발표된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주와 집단 혼합에 따른 변화에서 지속적인 자연선택의 흔적을 구분하는 분석법이다.
대립유전자는 같은 유전체 위치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유전적 형태를 뜻한다. 보유자의 생존·번식에 유리한 대립유전자의 빈도가 여러 세대에 걸쳐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을 방향성 선택이라고 한다. 다만 빈도 변화 자체만으로 선택을 입증할 수는 없다. 집단의 이동과 혼합, 우연에 따른 유전적 부동도 빈도를 바꾸기 때문이다.
기존 연구에서 인류 진화 전반에 걸쳐 드물다고 보고한 현상은 유리한 새 변이가 집단에 고정되는 고전적 선택적 소탕이었다. 이번 분석은 고정에 이르지 않은 지속적 빈도 변화까지 살폈다는 차이가 있다.
핵심 발견: 479개 좌위에서 강한 선택 신호
고대 표본 전체는 1만 8,000년에 걸치며, 10,016명은 이번 논문에서 새 데이터를 보고한 대상이다. 현대인 6,438명도 함께 분석에 포함됐다. 고대 표본의 전체 기간과 주요 선택 결과를 해석한 최근 1만 년은 서로 구분해야 한다.
연구진은 개인 간 유전적 유사성으로 집단 구조를 보정한 뒤, 표본 연대가 대립유전자 빈도의 일정한 변화 추세를 추가로 설명하는지 검사했다. 결측 유전자형을 통계적으로 추정하고 품질관리를 거친 약 970만 변이에서 선택계수를 계산하는 방식이다. 단일 변이 검정에는 가까운 친족을 제외한 고대인 13,936명을 사용했다.
그 결과 선택의 사후확률이 99%를 넘는 독립 좌위 479개를 찾았다. 면역 관련 유전자가 밀집한 사람백혈구항원(HLA) 영역을 제외하면 410개에 해당한다. 혈액·면역·염증 및 심혈관·대사 관련 형질에 영향을 주는 변이들에서는 농경 이전보다 청동기 시대에 선택 강도가 증가했다. 연구진은 식단 변화, 인구 증가, 가축과의 밀접한 접촉을 가능한 설명으로 제시했지만, 각각의 인과관계를 직접 입증한 것은 아니다.
밝은 피부색과 관련해서는 9개 좌위가 유전체 수준의 유의성 기준을 통과했고, 다른 1개에서도 선택 가능성이 제시됐다. 낮은 일조량과 식이 비타민 D 부족에 대한 적응이라는 설명은 연구진의 해석으로 남는다. TYK2 등 일부 좌위에서는 시기에 따라 선택 방향이 반전된 흔적도 관찰됐다.
의미와 전망: 광범위한 선택과 제한적인 기여도
선택 신호가 많다는 결과가 유전체 변화 대부분을 방향성 선택으로 설명한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진의 모형에서 방향성 선택은 로짓 척도, 즉 빈도를 로그 오즈로 변환한 척도에서 대립유전자 빈도 분산의 평균 2.16%를 설명했다. 방법 절에 제시된 잭나이프 표준오차는 0.11%포인트로, 광범위한 선택 신호와 제한적인 전체 기여도를 함께 보여주는 수치다.
형질 해석에도 주의가 따른다. 현대인의 전장유전체 연관분석(GWAS)에서 질병이나 신체 특성과 연관된 변이가 고대에도 같은 효과를 냈는지, 해당 특성이 실제 선택 대상이었는지는 확정할 수 없다. 하나의 변이가 여러 형질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주된 검출 모형은 시간과 공간에 걸쳐 일정한 선택압을 가정하므로, 선택 방향이 바뀌는 사례를 놓칠 여지가 있다. 다른 지역과 더 긴 시계열에 같은 접근을 적용하는 후속 연구는 서유라시아의 최근 역사에 특유한 패턴과 더 넓게 공유되는 패턴을 구분하는 과제다. 연구 결과와 방법은 Nature 논문 원문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358-1 에서 확인할 수 있다.
Nature, Published online: 15 April 2026; doi:10.1038/s41586-026-10358-1Analysis of 15,836 ancient West Eurasian genomes reveals hundreds of instances of directional selection, showing that sustained changes in allele frequency were widespread, rather than being rare over this period as previously assumed.
이 연구는 현대 질병 관련 변이가 과거에 어떤 빈도 변화를 겪었는지 검토할 기초 자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면역질환 관련 좌위를 연구하는 팀은 약 970만 변이의 선택 추정치와 빈도 궤적을 현대 GWAS 결과에 대조해 후속 기능 실험 후보를 좁힐 수 있다. 특정 변이의 증가·감소 시점과 선택 방향의 반전은 과거 환경과의 관계를 검증할 가설을 세우는 출발점이다. 다만 선택 신호를 대표하는 표지 변이가 실제 선택 대상인 원인 변이와 같다고 보장되지는 않는다. 연구 후보를 선정한 뒤에도 기능과 환경의 관계를 따로 검증해야 하며, 이 자료만으로 개인의 질병 위험이나 치료·보건정책의 효과를 판단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