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V 기반 파두아 유전자 치료제, 청소년 혈우병 B형 환자 출혈 빈도 96% 낮췄다

배경
혈우병 B형은 간에서 합성되는 혈액응고 9인자(Factor IX, FIX) 결핍으로 발생하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결핍 정도에 따라 관절강이나 근육 내 자발성 출혈이 반복되며 만성 관절병증과 기능 장애를 부르는 구조. 지금까지 표준 치료법은 결핍된 응고인자 제제를 주 1~2회 정맥에 주입하는 평생 예방요법에 의존했다. 잦은 정맥 천자는 혈관 손상을 누적시키고 투약 순응도를 떨어뜨려, 왕성하게 활동할 청소년 환자에게 주삿바늘에 얽매인 일상은 학업과 사회활동 전반에 무거운 족쇄로 작용했던 상황.
성인 환자군에서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deno-Associated Virus, AAV) 벡터 기반 유전자 치료제가 상용화되며 치료 양상이 급변했다. 야생형 단백질보다 응고 활성이 5~8배 뛰어난 파두아(Padua) 변이 유전자를 도입한 약물이 개발된 덕분. 단 1회 정맥 주사로 장기적인 지혈 효과를 유도해 주 단위 응고인자 보충 부담을 크게 덜어낸 전환점이었다.
반면 청소년 환자는 혜택에서 소외됐다. 신체 성장에 따른 간세포 증식 과정에서 염색체에 삽입되지 않는 에피솜(episome) 형태의 AAV 유전체가 희석될 위험이 컸던 탓. 성인과 다른 면역 반응으로 바이러스 캡시드에 반응하는 세포독성 T세포가 활성화돼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발목을 잡았다. 성장기 청소년에서도 성인과 동등한 안전성과 유효성이 유지되는지 검증하는 임상 평가가 절실했던 배경.
핵심 발견
중국 내 의료기관이 참여한 다기관 단일군 1상 임상시험에서 연구진은 12세에서 18세 사이의 중증 및 중등도 청소년 혈우병 B형 환자 11명을 모집했다. 환자들의 기저 응고인자 활성도(Factor IX Coagulant Activity, FIX:C)는 모두 2 IU/dl 이하로 자발적 출혈에 노출된 상태. 연구진은 파두아 변이체를 탑재한 AAV 유전자 치료제 BBM-H901을 체중 1kg당 5×10의 12승 벡터 유전체(vg/kg) 단일 용량으로 정맥 주입한 뒤 52주 동안 추적 관찰을 진행했다.
임상 결과 약물 주입에 따른 용량 제한 독성(DLT)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전반적인 내약성도 양호했다. 주요 이상반응은 백혈구 및 호중구 수치 상승, 예방적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약에 따른 피부 발진 등 경미한 수준. 환자 1명에게서 간 효소 수치(ALT/AST) 상승이 나타났으나 면역억제 처치로 4주 만에 정상 범위를 되찾았다.
치료 효능 지표는 성인 임상 결과를 방불케 했다. 투약 52주 차 환자들의 평균 FIX 응고 활성도는 41.8(±30.1) IU/dl로 치솟으며 정상에 가까운 지혈 능력을 확보한 상태. 임상 참여 환자 11명 전원은 정기적으로 투여받던 외인성 응고인자 주사를 완전히 중단하는 성과를 거뒀다.
출혈 빈도 감소율 역시 두드러졌다. 치료 전 연간 13.9회에 달했던 평균 연간 출혈 빈도(Annualized Bleeding Rate, ABR)는 투약 후 0.5회로 급감했다. 출혈 빈도가 96.4% 줄어들면서 성장기 관절 손상을 부르는 반복 출혈 위험이 사실상 사라진 결과다.
의미와 전망
이번 임상 결과는 성장기 간세포 분열로 치료 유전자가 조기에 소실될 것이라는 학계 우려를 과학적 데이터로 반박했다. 10대 환자군에서도 단회 AAV 투여로 안정적인 혈액응고 인자 발현을 유지할 수 있음을 입증한 첫 임상 근거. 조기 유전자 치료로 관절 손상을 유년기부터 차단할 길을 열었다는 평가다.
후속 과제도 명확하다. 성인보다 기대 수명이 긴 청소년 환자 특성을 감안할 때, 발현 효능이 5~10년 이상 유지되는지 규명하는 장기 추적 조사가 필수적이라는 지적. 현행 AAV 플랫폼은 체내 중화항체 형성으로 재투여가 불가능하므로, 시간이 흘러 발현량이 낮아질 경우를 대비한 대안도 강구돼야 한다.
고가의 치료 비용과 투약 전 항AAV 항체 선별 기준 역시 극복해야 할 장벽. 몇 가지 과제에도 청소년기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관절 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임상적 가치는 혈우병 치료 지형을 넓히는 결정적 분기점이라는 평가다.
Adeno-associated virus (AAV)-mediated factor IX Padua gene therapy has demonstrated good safety and efficacy in adult patients with hemophilia B, but its safety and efficacy in adolescent patients with hemophilia B remain unknown. Here we report a multicenter, single-arm, phase 1 study involving 11 adolescent participants (aged 12-18 years) with severe or moderately severe hemophilia B (factor IX coagulant activity (FIX:C) ≤2 IU dl
그동안 청소년 혈우병 환자는 주 1~2회에 이르는 정맥 주사 탓에 체육 시간이나 야외 활동 등 정상적인 학교생활에서 겉돌아야 했다. 이번 치료제가 진료 현장에 안착하면 단 한 번의 정맥 주사로 평생에 걸친 투약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관측. 관절강 내 미세 출혈이 누적돼 성인이 된 뒤 휠체어나 인공관절에 의존해야 했던 만성 관절병증의 악순환도 성장기에 조기 차단된다. 정상에 준하는 응고 활성을 유지하면서 또래 친구들과 자유롭게 신체 활동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열리는 셈. 바이오 제약 산업계 역시 성인 위주로 형성됐던 AAV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미충족 의료 수요가 막대한 소아·청소년 영역으로 넓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