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촬영술에 초음파 추가하니 40대 여성의 진행성 유방암 발생률 17퍼센트 줄었다

배경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의 생명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암종이다. 초기 단계에 암을 발견해야 생존율을 극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하지만 아시아 여성의 경우 유방 내부의 실질 조직이 빽빽한 치밀 유방(dense breast) 비율이 높아 기존 검진 방식에 한계가 따랐다. 표준 진단법인 유방촬영술(mammography)은 X선이 조밀한 유선 조직을 투과하지 못해 종양을 감지하기 어려웠던 탓이다. 의료계는 이러한 사각지대를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유방 초음파 검사(adjunctive ultrasonography)를 병행하는 대안을 주목해 왔다. 이 대안의 임상적 실효성을 규명하고자 일본 연구진은 대규모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인 제이스타트(J-START)를 기획했다. 연구진은 2016년 유방촬영술에 초음파를 추가하면 검진 민감도를 높일 수 있다는 초기 분석을 발표했으나, 가짜 양성을 뜻하는 위양성(false positive) 비율도 함께 올라가 실질적인 생존 혜택을 증명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핵심 발견
학술지 랜싯(The Lancet)에 게재된 이번 2차 분석 결과는 검진 추가의 장기적 유효성을 보여준다. 하라다쇼지 나루미(Narumi Harada-Shoji) 도호쿠대 의학대학원 박사팀은 40대 여성 7만 2,661명을 무작위로 나누어 초음파 병행 검진의 장기적 예후를 추적했다. 이 연구는 유방촬영술과 초음파 검사를 병행한 시험군 3만 6,723명과 유방촬영술만 시행한 대조군 3만 5,938명을 대상으로 중앙값 11.4년 동안 추적 관찰을 수행한 결과다. 분석 대상 중 시험군에서는 총 894건의 유방암이 발견되었고, 대조군에서는 843건이 확인됐다. 이 중 예후가 나쁜 2기 이상의 진행성 유방암(advanced breast cancer) 비율을 대조해 보면 두 그룹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존재한다. 시험군에서 관찰된 진행성 유방암은 234건으로 전체 감지된 암의 26퍼센트 수준에 그쳤다. 반면 대조군의 경우 진행성 유방암이 277건에 달해 전체의 33퍼센트를 차지했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이 이를 바탕으로 분석한 진행성 유방암의 누적 발생 위험비(HR)는 시험군이 대조군보다 17퍼센트 낮은 0.83으로 산출됐다(95.6% 신뢰구간(CI) 0.70~0.98, p=0.026). 특히 두 집단의 누적 발생률 차이는 검진 시작 후 4년 뒤부터 뚜렷해졌으며, 8년째에 최대 폭으로 벌어진 후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의미와 전망
이번 연구는 유방 초음파 검사가 단순히 유방암을 더 많이 찾아내는 수준을 넘어 예후가 나쁜 진행성 유방암의 발생률 자체를 낮출 수 있음을 보여준 이정표로 평가받는다. 치밀 유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여성들의 국가 암 검진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유의미한 근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임상시험 환경에서 얻은 이 결과를 실제 대규모 국가 검진 체계에 그대로 이식할 수 있을지를 두고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초음파 검사는 진단 기기를 다루는 검사자의 숙련도에 따라 판독 결과가 크게 엇갈리는 탓이다. 숙련되지 않은 검사자가 대규모 검진을 담당할 경우 판독 오류가 늘어나 불필요한 조직검사나 재검사로 인한 환자의 불안감과 의료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전국 단위의 검진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전문 의료 인력을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로 꼽힌다. 결국 초음파 병행 검진이 실질적인 혜택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검사의 품질을 일정하게 관리할 수 있는 표준 지침을 정립해야 한다.
Narumi Harada-Shoji and colleagues report that adjunctive ultrasonography reduced the cumulative incidence of advanced breast cancer (stage 2 or higher) in women aged 40–49 years (hazard ratio 0·83, 95·6% CI 0·70–0·98) in the J-START trial.1 As a breast surgeon involved in population-based screening in Japan, I recognise this landmark achievement. However, the clinical trial conditions enabling this result might not be reproducible at scale.
이 발견은 향후 치밀 유방 여성의 국가 건강검진 지침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학술적 근거를 제공한다. 기존 유방촬영술 단독 검사의 진단 한계를 보완해 2기 이상의 진행성 암으로 악화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의료 산업 측면에서는 초음파 검사의 고질적 약점인 판독자 간 편차를 줄이기 위해 자동유방초음파(ABUS) 장비나 인공지능(AI) 판독 보조 소프트웨어의 도입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임상 현장에서는 의심 병변 판독 정확도를 끌어올려 불필요한 재검사나 조직검사를 대폭 줄임으로써 환자 불안감을 낮추고, 유방암 조기 발견으로 유방 보존 수술 비율을 높이는 등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도 실질적으로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