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가 초래할 울창한 산림의 종말, 5600만 년 전 식물 화석이 입증했다

배경
약 5600만 년 전 지구는 급격한 탄소 배출로 기온이 5도에서 8도 가량 상승하는 극심한 온난화 시기를 겪었다. 학계는 이 시기를 팔레오세-에오세 극열기(Paleocene-Eocene Thermal Maximum, PETM)라고 부르며, 현대 인류가 직면한 기후 변화의 가장 유사한 과거 사례로 연구한다. 당시 대기 중 고농도 이산화탄소가 식물의 성장을 돕는 비료 역할을 해 산림을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이 힘을 얻기도 했다. 그러나 화석 기록 자체의 불완전함 때문에 고대 숲이 얼마나 우거졌는지 정량적으로 입증하는 작업은 난제로 꼽힌다. 대다수 연구가 발견된 식물 종의 분포를 단순 비교하는 선에 머물렀던 까닭이다. 기온 상승과 물 부족이 고대 식물에 미치는 실질적 영향을 파악하려면 캐노피 밀도를 복원할 새로운 분석법이 절실히 요구됐다.
핵심 발견
미국 라브레아 타르 피트(La Brea Tar Pits) 박물관의 고식물학자 리건 던(Regan Dunn) 박사가 이끈 연구진은 고대 식물의 잎 화석에서 해답을 도출했다. 연구진은 와이오밍주 해나 분지(Hanna Basin)에서 채집한 잎 화석의 표피세포 형태 변화에 주목했다. 햇빛을 많이 받는 잎일수록 표피세포 모양이 둥글고 대칭적인 반면, 그늘에서 자란 잎은 빛을 더 받기 위해 세포가 가늘고 길게 변형된다. 연구진은 이 세포 가로세로 비율을 정밀 분석해 당시 산림의 캐노피 밀도를 나타내는 엽면적 지수(Leaf Area Index, LAI)를 계산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 분석법으로 도출한 결과는 고대 기후 변화의 가혹함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팔레오세-에오세 극열기가 시작되자 해나 분지 일대의 산림 캐노피 밀도는 이전 대비 약 60% 급격히 감소했다. 기온이 5도에서 9도 가량 치솟으면서 울창하던 숲이 순식간에 메마르고 듬성듬성한 초원 형태로 바뀐 셈이다. 이 같은 산림 붕괴 상태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치지 않고 10만 년 이상 장기간 이어졌다. 온난화와 동반된 극심한 건조 현상 및 고온 스트레스가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에 따른 식물 성장 촉진 효과를 완전히 상쇄했기 때문이다.
의미와 전망
이번 연구는 기온 상승이 유발하는 물 공급 불균형이 식물의 탄소 흡수 효율을 어떻게 떨어뜨리는지 규명했다는 면에서 학술적 의미가 깊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식물이 더 무성하게 자라 지구를 푸르게 가꿀 것이라는 낙관적 기대를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오늘날 인류가 내뿜는 탄소 배출 속도는 고대 극열기보다 약 10배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기 중 탄소량이 폭증하더라도 고온과 가뭄이 동반되면 산림은 탄소를 저장하는 기능을 잃고 오히려 황폐해질 가능성이 크다. 숲의 몰락은 탄소 흡수 능력을 감퇴시켜 온난화를 가속하는 되먹임 고리를 형성할 우려를 낳는다. 다만 이 분석법은 큐티클 보존 상태가 우수한 화석 지대에만 국한해 적용한다는 제약이 따른다. 연구진은 해나 분지와 같은 특정 분지 지역 외에 고대 열대림이나 고위도 지역의 산림도 동일한 수준의 캐노피 붕괴를 겪었는지 검증하는 후속 조사를 추진할 방침이다.
Nature, Published online: 14 August 2026; doi:10.1038/d41586-026-02581-7A sharp rise in carbon dioxide around 56 million years ago was catastrophic for forests. Plus, mRNA-based flu vaccines have been approved in the United States and Anthropic is to introduce an AI watermark.
이 연구에서 확립한 엽면적 지수 복원 모델은 현대 조림 사업과 기후 모형 설계 분야에 직접 응용을 유도한다. 기업들이 탄소 배출권을 획득하고자 시행하는 대규모 조림 사업에서 기후 변화 저항성이 높은 나무 품종을 선별하는 평가 도구로 활용할 여지가 많다. 극심한 가뭄과 고온 조건에서도 캐노피 밀도를 일정하게 보존해 지속해서 탄소를 포집하는 식물을 조기에 감별하는 생체 지표로 잎 세포 분석 기술을 도입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국가 기후 예측 시스템에 고대 환경 데이터를 융합하면 향후 온도 상승에 따른 전 세계 산림의 실제 탄소 흡수 한계점을 한층 정확하게 진단하리라 예상한다.